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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 장애인이 영화를 감상하는 방법

엔비전스 접근성 2024-02-14 10:07:27

안녕하세요. 엔비전스입니다.

 

장애인의 영화 관람 환경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이 있으신가요? 당연하지만 대다수 시각, 청각 장애인들은 일반적인 상영관에서의 영화 관람이 매우 어렵습니다. 넷플릭스와 같은 ott에서 흔히 볼 수 있던 화면 해설이나 음성 자막이 제공되지 않을 뿐더러 옆자리 지인에게 도움을 구하기도 어려운 환경이죠. 그렇다면 장애인들은 상영관에서 영화를 관람하는 일이 불가능한 걸까요? 오늘은 시각 장애인과 청각 장애인이 영화를 보는 방법에 대해 간단히 알아보려고 합니다.

 

당연하지만 시각 장애인과 청각 장애인이 영화를 보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화면해설 및 자막이 제공되어야 합니다. 이 서비스가 제공되는 영화를 개방형과 폐쇄형으로 나눌 수 있는데요.


1. 개방형 영화

우선 개방형이란, 일반적인 극장에서 감상이 어려운 장애인을 위해 영화에 나오는 모든 소리를 자막으로, 배우의 표정, 행동 등 화면에 보이는 모든 장면들은 음성 해설로 동시에 제공되어 나오는 영화를 말합니다.

개방형의 경우 정해진 시간에 상영되는 배리어프리 영화로, 별도 기기 없이 감상이 가능한 상영 방식입니다. 어쩌면 가장 기본적인 영화 감상 형태에 가까워 보이기도 하는데요. 현재로써는 제한점이 많은 관람 형태 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기본적으로 상영되고 있는 많은 영화들에 비해 개방형으로 제작되는 영화의 개수가 매우 적어 사실상 영화를 선택해 보는 것이 어려울 뿐더러, 소리와 자막이 영화에 미리 입혀져 있는 형태기 때문에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영화를 함께 보는 데에도 역시 무리가 있는 편입니다. 비장애인과 동등하게 즐기는 문화생활을 중점으로 많은 갈등이 일어나는 근래,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분리되어 활동할 수밖에 없는 점에서 아쉬운 부분이 많은 방식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2. 폐쇄형 영화

폐쇄형이란 사용자가 자막이나 화면해설의 제공 여부를 직접 선택할 수 있는 상영 방식입니다. 이 방식을 사용하면 시각 장애인과 청각 장애인들은 별도 보조기기를 사용해 화면해설 및 자막을 개인적으로 제공받고 비장애인들과 같은 환경에서 함께 기본 형태의 영화를 관람할 수 있게 됩니다.

시각 장애인은 화면 해설 음성을 들을 수 있는 헤드셋이나 이어폰을 주로 이용하고, 청각 장애인의 경우 제공되는 기기가 있다면 앞좌석 뒤에 붙어 있는 작은 패널로도 자막을 볼 수 있는 방식이 존재합니다. 물론 이는 각 나라의 방식이나 접근성 개선도에 따라서 방식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예컨대 호주에서는 좌석에 사각형 모니터가 붙는 방식이 아닌, 좌석 컵 받침대에 부착된 아주 작은 화면에 자막을 띄우는 “ 캡티뷰(Captiview)”가 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캡티뷰는 자막이 뜨는 스크린 주변을 가림막이 감싸고 있어 주변 관객들에게 방해가 되지 않는다는 장점이 조금 더 있을 것 같습니다.  

또 다른 방법으로, 스마트폰에서 자막 및 화면해설을 제공하는 앱을 다운받을 수도 있습니다. 가장 많이 언급되는 앱은 대표적으로 독일의 그레타앤스탁스(Greta&Starks), 일본의 유디캐스트(UDCast), 한국의 싱크로가 있습니다. 비슷한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에 이중에서는 한국의 싱크로 앱을 살펴보겠습니다.

 

사용법은 매우 간단합니다. 앱 내에서 화면해설 및 자막 서비스를 제공하는 영화 목록을 확인할 수 있는데요. 원하는 영화를 선택할 시 화면해설과 자막 중 필요한 서비스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원하는 서비스를 선택하고, 만약 해당 영화가 상영 중인 상태라면 그 소리를 앱이 인식하여 사용자가 선택한 방식에 맞는 서비스를 제공해 줍니다. 해당 서비스가 가능한 영화라면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같은 상영관에 들어가 같은 영화를 함께 감상할 수 있게 됩니다.

 

 

이 외에도 착용하면 자막을 볼 수 있는 스마트안경과 같은 보조기기 등이 일부 더 존재하지만, 폐쇄형 영화 역시 현재로써는 사용 빈도가 어느 하나 매우 높다고 말하기엔 다소 어려운 부분이 있습니다. 제안되는 방식은 많은데 제대로 표준화된 방식이 없기 때문에 아직까지도 많은 의견이 부딪치고 있는 사항 중 하나입니다.

 

그렇다 하더라도 폐쇄형의 경우엔 필요한 사용자만 개인적으로 기기를 이용하면 되고 개방형보다 높은 자유도와 소통 가능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훨씬 문화생활에 친화적인 방식이라고도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현재 장애인들이 감상할 수 있는 배리어프리 영화의 개수는 매우 한정되어 있습니다. 개방형의 경우 배리어프리 영화가 존재하더라도 이를 상영하지 않거나, 시간대 선택 폭이 좁아 보러 갈 수 없거나, 선택할 수 있는 영화의 개수가 매우 적은 등 사실상 이를 개인 문화생활이라고 보기에도 어려울 정도로 자유로운 감상이 어렵습니다. 폐쇄형 역시 결국 서비스가 제공되어야만 감상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선택 폭이 매우 좁은 건 마찬가지인 상황입니다.

 

배리어프리 영화의 개수가 매우 적은 것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합니다. 수요가 있어야 공급 역시 늘어날 것이라는 부정적인 의견에 반해, 배리어프리를 어떤 사회적 봉사의 일부가 아닌 장르로써 취급하여 사용자에게 제공해야 한다는 의견들도 많습니다.

 

이러한 인식 개선은 우선적으로 해결되어야 하지만 가장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이기도 합니다. 시각 장애인은 영화를 볼 수 없다, 혹은 청각 장애인은 소리가 있는 영상을 볼 방법이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아직까지도 많이 있는 편인데요.

장애인의 문화 예술 참여, 혹은 관람의 빈도를 2021년 기준 보건복지부에서 조사했었을 때, 전체 3퍼센트 이하로 매우 낮은 결과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정말 단순히 영화를 감상하는 데에만 어려움이 있어서, 혹은 각자의 여가 취향에 맞지 않기 때문에서만 이런 수치가 나타나는 걸까요. 포괄적으로 생각해 보자면 장애인의 문화 참여 문제는 극장 내에서만 발생하지 않습니다. 가장 기본적으로 제대로 된 길안내가 부족하거나 애당초 장애인이 통과할 수 있는 길이 없는 등, 극장 안으로 이동할 때 발생하는 접근성, 이용이 매우 어려운 키오스크, 장애인 인식 부족으로 인해 겪는 소통의 문제점 등 사실상 장애인들이 오프라인에서 무언가를 즐기기 위해 거쳐야 할 문제점들이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습니다.  


장애인이 이러한 문화활동들을 단순히 신체적인 차이로 인해 할 수 없는 것인지, 비장애인들을 기준으로 제공된 방식들이 이를 할 수 없게 막고 있는 것은 아닌지, 앞으로도 꾸준히 생각해 보아야 할 문제일 것 같습니다.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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